정신이 창조한 세계와 그 세계 바깥에 신이 창조한 세계가 똑같이 존재한다 - M.Rothko
빛과 파동에너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숲에서 진리의 숲으로 다가가기 위해 그는 우리시대의 대가 로드코의 작업세계를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현상적으로 보이는 작가 조영재의 작품과 로드코의 작품은 이질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들의 궁극적인 작업여정의 합일 지점은 동일하다. 인식 세계의 바깥 그 어딘가에 신의 세계가 동일하게 존재한다는 대가의 생각은, 작가 조영재의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경계지대를 넘어서고자 하는 치열한 작업을 통해 동일하게 나타난다. 인식된 세계이거나 혹은 그 너머에 보이지 않는 세계이거나 작가 조영재가 세계를 파악하는 본질적인 척도는 깊이, 즉 색채의 강도이다. 그의 색채들은 진동하여 떨림과 울림으로 전달된다. 그 어떠한 주관적인 감성도 개입하지 않는 절대적 객관의 세계를 향하는 경계지대는 이제 흐름을 타게 되었다. 어디를 향한 흐름인가.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명료함을 찾아 여행하는 것이 화가의 작업이라고 로드코는 말했었다. 명료함. '나의 작업에서 진리의 빛이 발현되길 기대한다'는 작가 조영재의 바램은 그 어떤 명료함을 찾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다. 마치 신이라고밖에 표현되지 않는 그러한 명료함. 로드코는 이제 우리 곁에 없고 작가 조영재는 로드코가 생의 마지막에 본 그 지점에서부터 명료함의 비밀을 찾기 위해 그의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혼돈과 혼란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명료함이 아닐까. 로드코의 숲에서 우리함께 좀 쉬어가자고 권하고 싶다. 진리의 빛은 각자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