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화가가 먼저 다가가야 관객과 거리 좁히죠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13/03/0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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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그림 한 점이 시청자 눈길을 잡아끌었다. 푸른 숲이 양쪽으로 펼쳐져 있고 먼 발치에는 아늑한 잔디밭이 보인다. 그림 하단에는 책이 그려져 있다. 마치 액자에 걸린 것처럼 입체적으로 튀어나와 있다. 이 때문에 보는 이에게는 독서를 하다가 숲을 바라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극중 남자주인공 차승조(박시후)가 프랑스에 있을 때 마음의 위로를 받은 작품으로 소개된 이 그림은 국내 중견 화가 유선태(57) 작품이다. 

사과, 책, 액자 등 일상적인 소재를 시공간을 뛰어넘는 초현실적인 이미지에 접목시켜온 그는 드라마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대중들 눈도장을 찍었다. 

M머니 ’아름다운 TV 갤러리’는 중견작가 유선태를 초대했다. 지난 6일 방송에서 그는 초현실주의 화풍에 대한 철학과 독특한 예술세계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최근 녹화를 위해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를 찾은 그를 만났다. "가끔 TV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30분 이상 프로그램에 단독으로 출연한 적은 없어서 횡설수설했다"면서 웃었다. 아저씨처럼 푸근한 웃음이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명상’ ’말과 글’이란 주제로 그린 작품 10여 점을 들고 왔다. 이 작품들을 구상하는 과정과 의미를 설명하고 스튜디오에서 직접 드로잉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화가라고 하면 대중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방송이 저를 친근하게 조명해주고 제 작품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자세하게 설명할 기회를 줘서 정말 좋았어요." 

그는 ’아름다운 TV갤러리’ 팬이라고도 했다. 지난 1월 30일 첫선을 보인 프로그램은 안윤모, 마리킴 등 국내 인기 화가들이 거쳐가면서 미술계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안윤모 작가편을 인상깊게 봤다는 그는 "작가 중심으로 미술 세계를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은 없었던 것 같다. 회를 거듭할수록 흥미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너무 높은 위치에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올라오라고 손짓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가가 층계에서 내려가서 이끌고 오는 것도 중요해요. 이런 프로그램이 활성화하면 많은 작가들이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참 필요한 프로그램이에요." 

’아름다운 TV갤러리’에서 선보인 작품은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M머니는 방송에 초대된 작가의 전시회를 일주일간 개최한다. 미술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려는 취지다. 

"작가에게 그림만 그리며 생계가 가능하느냐고 물을 때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작가는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제 살과 피가 섞인 예술활동에 팬들이 지지하고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작품 가격은 30년 동안 노력해서 쌓아온 제 작품에 대한 정직한 대가라고 생각해요." 

[이선희 기자]